레드 RED - 연극 보고 싶었던 연극이었는데 이제야 봤다. 그동안 여러 번 무대에 올랐으나 해외에 있거나 시간이 맞지 않아 늘 놓쳤던 공연이다. 여전히 강신일이 나오고 정보석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화가와 조수가 시종 예술과 인생을 논하며 격론을 벌이는 2인극이다. 그 유명한 화가 <마크 로스코>.. 여덟 通 2019.01.17
버리지 않는 마음 - 장혜영 사진전 집에서 가까운 홍대입구 작은 문화공간에서 열린 전시를 우연히 보았다. 경의선 숲길을 산책하다가 홍대까지 걸을 때가 자주 있다. 이곳은 이따금 차 마시러 들어간 곳인데 눈길 가는 전시가 열리기도 한다. 책도 읽고 차도 마시고 선물도 사는 일종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작지만 실속 있는 이런 공간이 많았으면 한다. 내 취향은 아니어도 문화 공간은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장혜영이라는 젊은 작가는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작품 사진보다 기록 사진을 많이 찍는 모양이다. 홍대거리와는 어울리지 않게 사진은 딱 요맘때와 맞아 떨어진다. 늦가울도 아니고 초겨울도 아닌 지금 몇 장 남은 은행잎이 각도가 많이 기울어진 햇살에 아직 미련이 남았다. 미처 떠나지 못한 몇 장의 은행잎이 날리는 홍대거리는 젊음으로 넘쳐난다. 나는 오늘.. 여덟 通 2018.11.23
눈빛, 한국 사진의 작은 역사 - 눈빛출판사 창립 30주년 기념전 열화당과 함께 나의 예술 안목을 길러준 출판사가 눈빛이었다. 열악한 출판 환경에서 그것도 가장 안 팔린다는 사진 전문 출판사를 30년 동안 이어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한국 출판계에서 이규상 눈빛 대표는 귀한 존재다. 신념이나 끈기 없이는 힘든 길을 묵묵히 걸어온 눈빛 30주년 기념전이 열렸다. 일단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사진부터 둘러봐야 하건만 전시장 중앙에 진열된 사진집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탄성을 지르며 감탄했던 사진집들이 전부 욕심 나는 책이다. 몇 년 전부터 하나 둘 주변을 비우면서 미니멀리즘을 선언한 터라 만지작거리다가 그만 둔 책이 여럿인데 그래도 서점에서 볼 수 없는 책을 넘겨볼 기회가 아주 소중했다. 책 욕심은 특히 사진집에 더 발동이 되는 것은 예나 지금.. 여덟 通 2018.11.17
박이소 특별전 - 기록과 기억 지난 여름부터 간다간다 하면서도 선뜻 나서지를 못했던 전시회다. 전시 기간이 짧으면 끝나기 전에 서둘러 가게 되는데 다소 긴 전시회는 이렇게 여유를 부리게 된다. 현대미술관이 멀리 있기도 하지만 바람이 선선해지면 가야지 했던 것도 있다. 나는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외진 곳에 미술관을 지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경복궁 옆에 있는 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자주 가는데 반해 과천관은 아주 큰맘을 먹지 않으면 발걸음을 하지 않게 된다. 미술관 옆 동물원이라는 영화도 있거니와 그 영화 촬영을 위한 셋트장이 아니고서야 그 구석진 자리에 미술관을 지어야 했을까. 박이소 전시회는 올해 관람한 전시회 중에 최고라 해도 될 정도로 박이소 작가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아무리 거창한 전시회라도 .. 여덟 通 2018.10.26
정세훈 시화전 -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 정세훈 시화전은 나름 의미가 있다. 노동자 시인으로 시력 30년을 기념해서 시인을 향한 사랑을 표현한 작품들이 걸렸다. 시인의 시를 온전히 담기 위한 치열한 작품은 아닐지라도 나름 시인을 향한 애정과 존경이 담긴 작품들이다. 공부방에 걸기 딱 좋을 정도의 소품부터 거의 벽 한 면.. 여덟 通 2018.10.15
귀향, 비전향 장기수 19인의 초상 - 정지윤 사진전 북으로 돌아가야 할 비전향장기수 19인의 초상전이 열렸다. 비전향장기수는 자신의 정치적 사상과 신념을 그와 배치되는 방향으로 바꾸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회와 격리되어 장기간 수감된 사람들을 말한다. 비전향은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들은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3.. 여덟 通 2018.10.13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서 발견한 신작시 두 편 # 서점에 갔다가 창작과비평 가을호를 발견하고 단번에 저질렀다. <분단 너머의 한반도>라는 특집 기사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문예지에까지 이런 특집이 실리는 것은 올 봄부터 불어닥친 남북 평화 무드 때문이다. 이런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기에 꾸준히 인내하면서 한 걸.. 여덟 通 2018.10.02
빌린 박씨 - 이재갑 사진전 *혼혈인에 대한 사진 보고서 이것은 '뿌리(本)를 빌린'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의 주민등록상 이름은 박근식, 그러나 '피터'라고 더 자주 불렀다. 피터는 1970년 초여름, 서울행 완행열차에서 발견되었다. 수십 알의 수면제를 삼키고 쓰러진 그의 양복 안주머니에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진정.. 여덟 通 2018.09.20
다방 - 이의우 사진전 이 사진전은 딱 내가 원하는 풍경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폼나는 커피숍보다 터미널이나 역전 뒷골목 허름한 다방을 찾았다. 요즘은 유명 브랜드를 달고 원두 커피를 파는 전문점이 대세지만 아직도 변두리 시장골목이나 시골에는 남아 있는 풍경이다. 이것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풍경.. 여덟 通 2018.09.09
노회찬, 그가 그리울 것이다 노회찬 의원의 갑작스런 죽음이 믿겨지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이게 진짜 맞는가 했다. 도데체 그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 속보를 보며 눈물을 펑펑 흘렸는데 이번에는 울지 않았다. 그래도 가슴이 먹먹한 것은 어쩔 수 .. 여덟 通 2018.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