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通 69

유병용 사진전 - 사진, 말 없는 시

집에서 가까운 곳에 마포아트센터가 있다. 아무리 가까워도 내가 가지 않으면 먼 곳이다. 경의선 숲길을 산책하다 잠시 들리는 편이다. 공연이 열리기도 하지만 딱히 구미가 당기는 작품이 없어 본 적은 없다. 대신 그곳에 있는 갤러리는 자주 간다. 이 전시는 우연히 발걸음을 했다가 보게 되었다. 라는 제목이 인상적이다. 이 작가는 아주 오래 전에 인사동 어딘가에서 열린 전시회에 두 번쯤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비교적 사진전 소식을 챙기는 편이라 그랬을 것이다. 반가웠다. 이래서 사람이든 전시회든 인연이 있어야 만나게 된다. 사진도 좋다. 말 그대로 시적인 사진이 오래 눈길을 잡는다. 실제 몇 작품 앞에서는 오래 서 있었다. 이 사람 시를 썼다면 사진 만큼 서정성이 물씬 풍길 것이다. 사진가 유병용은 잘 알려지..

여덟 通 2017.10.16

이강훈 사진전 - 서로 기대다

아직 한여름의 기세가 꺾이지 않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가을이다. 바람이 선선해지면 전시장 찾아가는 일로 더 분주해진다. 사진 공간으로 참 좋은 류가헌에서 오래 기억될 만한 전시회를 봤다. 작가 이강훈의 사진전이다. , 전시전 제목이 눈길을 끈다. 젊은 남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라는 부제목은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를 잘 담고 있다. 조금은 특이한 가족 이야기를 잘 담아낸 사진전이다. 부부는 성수동 쪽방촌의 반지하에서 산다. 40년 전 남자가 40대 여자는 30대였을 때부터 외로운 사람끼리 함께 살자면서 결혼식도 혼인신고도 없이 함께 살고 있다. 그리고 둘이 살기에도 벅찼는지 자식도 없이 살았다. 평생 노동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늙고 건강까지 잃어 일을 하지 ..

여덟 通 201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