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줄 音 117

Chopin - Funeral March

# 그 분의 삶을 존경해서 가슴 속에 담고 있었던 분이 세상을 떠났다. 날마다 축복 받은 새날이라 여기며 살기에 애도는 짧아도 깊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기에 장례식이 끝나면 서서히 잊혀질 것이다. 마음이 울적해서 어제 오늘 틈 날 때마다 이곡을 들었다. 피아노의 거장 이스트반 체켈리(Istvan Szekely)의 연주다. 1960년에 태어난 헝가리 출신의 피아니스트다. 그가 연주한 명반들이 즐비하나 나는 오래전에 연주한 이곡이 가장 좋다.

두줄 音 2021.02.17

Broken promises - Fausto Papetti

Fausto Papetti - Broken promises 검은 상처의 부르스라는 노래가 있었다. 어둡고 슬프면서 긴 울림을 줬던 노래다. 당시 히트를 했던 유행가 중에 흔히 번안곡이라는 노래다. 그 노래의 원곡이 이 음악이다. 가을도 떠나고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며 이 곡을 반복해서 듣는다. 이 구슬프고 아름다운 연주의 임자는 다. 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재즈 색소폰 연주자다. 1960년대 이탈리아 영화 음악의 테마 연주곡으로 한국의 올드 팝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세상엔 알뜰하고 살뜰한 사람이 있어 이렇게 좋은 곡을 유튜브에 올린다. 나만 몰래 혼자 듣고 싶어서 훔쳐왔다. 이런 걸 쌔빈다고 하던가. 맞다. 망할 놈의 코로나 때문에 모든 일상이 엉망인데 이런 곡이라도 쌔벼 들을 수 있어 위..

두줄 音 2020.12.01

멀리 떠난 세월 - 정재은

정재은 - 멀리 떠난 세월 멀리 멀리 떠난 건 그 세월이 아니고 무심히 떠난 건 당신이예요 더 없이 행복했던 아름다운 추억은 당신이 내 곁에 머물 때처럼 언제나 내 곁에 있으니까요 멀리 떠난 세월은 그 모두가 꿈 같아 추억은 영원히 어리는 걸까 잡은 손 풀어줄 땐 울어버린 그 사람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으면 그 진한 눈물을 보였을까요 #낙엽 진 늦가을의 스산함 때문일가. 유독 요즘 신파성 가사와 선율이 마음에 와 닿는다. 연두색 새순이 돋던 봄날이 엊그제 같은데 역병이 도는 속에서도 세월은 흘러 어느덧 겨울 초입이다. 정재은의 목소리에 실린 구슬픈 뽕짝 선율이 참 좋다. 가을이 저만치 가고 간다. ##이 노래가 정재은의 어머니인 이미자 선생이 불렀던 노래란 걸 알았다. 어머니가 부른 원곡 박자가 훨씬 느려..

두줄 音 2020.11.22

내일은 해가 뜬다 - 장철웅

내 과거를 말하지 마라 바람처럼 살았다 언젠가는 너도 나처럼 괴로울 때가 있을 거다 산다는 것이 무엇이더냐 그 누구도 말하지 않던 내 인생의 괴로움을 술잔 속에 버렸다 내일은 해가 뜬다 내 청춘을 말하지 마라 한 순간에 가버렸다 언젠가는 너도 나처럼 허무할 때가 있을 거다 지난 세월에 원망을 말자 돌아서서 후회도 말자 내 인생의 서러움을 술잔 속에 버렸다 내일은 해가 뜬다 내 미래를 말하지 마라 웃으면서 살 거다 언젠가는 맘 먹은 대로 달려갈 때가 있을 거다 산다는 것이 그런 거라고 울다가도 웃는 거라고 돌고 돌고 도는 인생 비바람이 불어 와도 내일은 해가 뜬다

두줄 音 2020.08.27

걸음이 느린 아이 - 고유진

고유진 - 걸음이 느린 아이 함께 걸으면 손 닿지 못할 만큼 한참을 뒤에 오던 그녀였죠 빨리 오라며 그녀를 다그치고 답답한 마음에 난 앞서서 걸었는데 천천히 걸을 걸 그랬죠 먼저 간 날 잃었었는지 그녀가 오질 않네요 하루를 헤매다 돌아온 그녀는 어제보다 많이 다른 모습이죠 날 보며 웃는 미소도 그 향기도 모두 예전과 같은데 낯설은 그대 모습 사소한 일로 많이 다툰 날이었죠 평소와 다른 그녀 모습 보고 먼저 다가가 그녀를 달래 봤지만 내 말도 들으려 않은 채 울고 있죠 사랑하는 사람 있다고 허락해 줄 수만 있다면 그 사랑 안고 싶다고 고개를 저으면 그저 난 저으면 예전처럼 다시 만날 수 있나요 조금 더 함께 하고파 그렇게도 천천히 걷던 그녀를 알지 못한 내 죄로 보내야 하나요 그대 혼자서 나를 남겨둔 채 ..

두줄 音 2020.08.21

나의 늙은 애인아 - 이지상

나의 늙은 애인아 - 이지상 나의 늙은 애인이 가릉 가릉 낮은 목소리로 시를 읽어 주는 밤이었다라고 쓸 그런 밤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나는 늙기 시작했고 나의 늙은 애인은 어느 페이지 행간에 틀어박혔는지 그런 밤엔 잠도 오지 않았다 나의 늙은 애인아 어감도 좋은 나의 늙은 애인아 볕 좋은 지붕 위 고양이처럼 순하게 늙어 가자 나의 늙은 애인아 아직 오지 않은 나의 늙은 애인아 느릿느릿 흐르는 강물처럼 천천히 늙어 가자 생의 구비란 고갯길을 벌써 넘어 왔을 나의 늙은 애인아 여덟 시 삽십오분 발 정선행 기차를 타고 오늘을 떠나자 첩첩산중이면 어떠랴 당신은 나의 능선이 되고 나는 그대의 능선이 되어 설운 삶의 고갯길을 넘어가도 좋겠다 나의 늙은 애인아 어감도 좋은 나의 늙은 애인아 아우라지 장터국밥 한그릇처럼..

두줄 音 2020.06.29

해조곡 - 주현미

해조곡 - 주현미 갈매기 바다 위에 울지 말아요 물항라 저고리에 눈물 젖는데 저 멀리 수평선에 흰 돛대 하나 오늘도 아~~ 가신 님은 아니 오시네 쌍고동 목이 메게 울지 말아요 굽도리 선창가에 안개 젖는데 저 멀리 가물가물 등대불 하나 오늘도 아~~ 동백꽃만 물에 떠가네 바람아 갈바람아 불지 말아요 얼룩진 낭자 마음 애만 타는데 저 멀리 사공님의 뱃노래 소리 오늘도 아~~ 우리 님은 아니 오려나 #이 노래를 이난영이 불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불후의 명곡 목포의 눈물에 가려진 곡이라 해야겠다. 봄날은 간다와 함께 해조곡도 가사가 참 서정적이다. 굽도리 선창가에 안개 젖는데 오늘도 동백꽃만 물에 떠간다는 가사는 싯구 뺨을 치고도 남는다. 이 노래 만큼은 이난영보다 주현미가 더 맛깔스럽게 부른다..

두줄 音 2020.03.05

남진 - 우수

우수 - 남진 맺지 못 할 인연일랑 생각을 말자 마음에 다짐을 받고 또 받아 한 백 번 달랬지만 어쩔 수 없네 잊으려 해도 잊지 못 할 그대 모습 그려 볼 때 밤비는 끝 없이 소리 없이 내 마음 들창가에 흘러 내린다 맺지 못 할 사랑일랑 생각을 말자 아쉬운 미련만 남고 또 남아 잊으려 애썼지만 잊을 길 없네 빗줄기 속에 추억 싫어 그대 이름 불러 볼 때 밤비는 끝 없이 하염 없이 마음의 슬픔처럼 흘러 내린다 #어릴 때 작은 형이 자주 불렀던 노래다. 잊고 지내다 어느 날부터 뽕짝이 좋아지면서 마음 속에 다시 들어온 곡이다. 우수라는 제목이 憂愁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雨愁다. 憂愁도 아니고 雨水도 아닌 두 글자를 하나씩 딴 모양이다. 영화나 연속극에서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유행가 가락에 젓가락을 두드리..

두줄 音 2020.02.26

Jaqueline Du Pre - Jacqueline's Tears

Jaqueline Du Pre - Jacqueline's Tears (Jacques Offenbach) #예술이 위대함을 알게 하는 명곡이다. 모든 사람의 각자 인생이 우주의 한 부분이기에 사연 품지 않은 인생이 있으랴만 는 참으로 곡절 많은 삶을 살았다. 잘 나가던 첼로 연주자에서 뜻밖에 찾아온 불치의 병으로 연주까지 포기해야만 했다. 병마와 싸우며 42년의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이런 명연주를 남겼다. 언제 들어도 좋은 곡이다.

두줄 音 2020.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