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감옥 - 여태천 공기가 달라졌다며 사람들이 투덜대기 시작했다. 하얀 마스크의 사람이 뿌연 길 저편으로 부리나케 뛰어간다. 며칠 전 한 사람은 옥상으로 전광판으로 타워크레인 위로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듯이 그래야 숨을 쉴 수 있다는 듯이 땅을 벗어나 하늘로 올라갔다. 아무도 안 보는 가난한 하늘 무지개는 뜨지 않았다. 뜨거운 여름 양철지붕을 식혀 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격앙하지도 울부짖지도 않는다. 부산하게 걸어가는 사람들 어색한 몸짓으로 서로를 흉내를 낸다. 때가 되면 불이 켜졌다 다시 꺼졌다 반복되는 풍경들 속으로 똑같은 모양의 얼굴들이 보인다. 여긴 마치 감옥 같다. 저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하나같이 외롭다는 표정이다. *시집/ 감히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