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꿈 - 서상만 봄이면 대각댁(大覺宅) 마당, 누런 보릿대 타는 냄새 천지를 덮어 더 배고팠던 날 꿈에서까지 따라다닌 그 가난 이제는 살 만도 한데 왜 울 어머니 꿈마다 저러실까 장독대에 정화수 떠놓고 촛불 켜 손이 닳도록 빌고 비는 어머니 모습을 새벽꿈에 또 보았다 이승과 저승이 멀긴 먼 모양 아직도 이승 형편을 자상하게 모르시고 애태우신다 "어머니 이제 그만 시름 놓으세요!" "아니다 아니다" 어머니는 정화수 앞에 두 손을 모아 빈다 별이 다 질 때까지 *시집/ 월계동 풀/ 책만드는집 낙화심서(落花心書) - 서상만 아, 이렇게 지는구나 꽃은 지는 그 찰나에 자신을 알았을까 고백하건대 그간 참 잘 살았다 꽃이었던 한때 난 누구에게 그토록 황홀했고 누구에게 그토록 그렁그렁한 눈물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