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유도제 - 전영관 신의 안검이 덮이듯 밤이 오면 신문 부고란에 투고하고 싶어진다 한파를 건너오느라 발 시린 슬픔만 과장된 바람에게 신을 신겨주고 싶다 폐지 할머니의 리어카를 보험이 필요 없는 나라로 밀어주고 싶다 등 돌리는 길고양이에게 사람을 버리듯 내게서 떠나는 몸짓이냐고 묻고 싶다 자동문보다 눈치 빠르게 벽만큼 신중하게 고민한 후에 애인보다 가까운데 실속 없는 편의점에서 부모처럼 수고롭고 멀지만 다 갖춘 마트로 개종하고 싶다 책마다 그득한 밑줄들을 낙서라고 지워버렸다 이전의 호감들은 오해였다고 끄덕였다 내 문장은 비문이라 낙담하면서 절창의 제국에 난민 신청 하고 싶다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초월을 터득하고 싶다 건강할 때는 사소하다 흘려버렸던 사소한 것들의 목록을 되찾고 싶다 내 앞에서 먼저 죽는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