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출판사 하고 싶을 때 읽는 책 - 김흥식

마루안 2021. 4. 21. 22:10

 

 

 

서점에 갈 적마다 신간 도서 코너를 제일 먼저 들른다. 신문이든 포털 뉴스든 각종 미디어에서 신간 안내 기사를 읽은 후에 관심 가는 책을 만나면 마음이 설렌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책을 발견할 때는 보물이라도 찾은 듯이 반갑다.

 

반면 정체 불명의 저자에다 기존에 나왔던 것을 모방한 책을 볼 때면 입안 가득 씁쓸함이 고인다. 유튜브를 볼 때 함량 미달의 내용으로 앵벌이를 하는 양아치 유튜버들이 있듯이 출판계도 앵벌이 수준의 출판인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김흥식 선생은 30년 넘게 출판사를 운영했다. 제목이 너무 정직해서 다소 허술하게 느껴지나 내용은 아주 진지하다. 출판인뿐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주 유용하다. 나도 이 책을 읽고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게 되었다.

 

책의 일생을 파헤친 도서연대기라고 할까. 글쓴이 김흥식은 출판사 서해문집 대표다. 나도 서해문집에서 나온 책을 몇 권 읽었기에 기억하는 출판사다. 출판 업계에서 하는 말은 늘 단군 이래 최고 불황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출판 등록은 해마다 늘어난다.

 

이 책에서 안 건데 현재 한국에 등록된 출판사가 6만 개쯤 된다고 한다. 물론 책을 한 권도 내지 않은 무늬만 있는 출판사가 더 많다. 이 책은 출판계 선배의 아주 알뜰하고 정직한 충고로 가득하다. 책 만들어 부자 될 생각이라면 일찌기 다른 곳을 알아보란다.

 

하긴 요즘 주식 투자와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몰아 닥친 것도 한탕 잡겠다는 욕망 때문 아니겠는가. 한탕을 위해 출판계에 뛰어들 사람도 없을 테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지는 말라는 고언이다. 그럼에도 출판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위한 친절한 안내는 유용하다.

 

나는 순전히 책 읽는 사람인 소비자 입장인데도 내용이 아주 흥미로웠다. 생각보다 책 만드는 과정과 유통이 복잡했다. 세상 어느 것 하나 거저 만들어지지 않음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해야 책도 잘 만든다는 사실, 우선 책부터 사랑하라는 충고가 아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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