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가에 뜬 달 - 이서린 마을 해치 장구 장단 젓가락 장단에 부부는 일찌감치 해당화 낯빛으로 감 냄새 풍기며 대문을 열었다 눈 흘기는 어린 딸의 볼 비비는 젊은 아비의 턱수염, 딸의 뺨에도 채송화가 피고 이미 물 건너간 저녁밥에 잔뜩 부은 볼 세상모를 조그만 계집아이의 심사(心思) 지아비에겐 여전히 어여쁜 젊은 지어미가 비틀비틀 수돗가에 쪼그려 앉는다 앉으면서 몸빼를 쑤욱 내리곤 쏴아아 한바탕 소낙비를 내린다 씨이, 대문 옆에 변소 있잖아 삐죽거리는 딸의 손을 꼬옥 잡는 아비 허허, 수둣가에 달이 떴네 오늘이 보름인가 내일이 보름인가 저 희고 고운 달 좀 봐라 그 해도 그 달도 지고 없는데 비 오는 달밤은 언제 또 보나 *시집/ 그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출판그룹파란 그 남자 - 이서린 경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