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의 지점 - 김유미 서쪽이 몰려와 저녁을 지피고 있었다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았을 때, 두 눈에서 켜지던 세계 팔을 휘저으면 고인 흐느낌들이 발목도 없이 걸어 나왔다 누가 사는 몸이었나? 겨울이 두 살을 밀어 올렸고 손가락 사이에서 나무가 자라나 바람을 흔들다 떨어뜨리곤 했다 한 발짝 두 발짝 유목의 길에서 만난 생의 난간 그 위에서 나를 부축하던 질서들 살들이 외로워서 흘릴 게 많아졌다 왼쪽 눈을 감으면 오른쪽 눈이 아팠다 찌익 늘어나는 솜사탕도 있고 쑥쑥 깊어지는 울음도 있다 부력의 날들이 공중으로 부양되었다 어디까지 갔니? 여기까지 왔다 발자국이 번지는 소리가 되어 해 질 녘까지 치솟는 그네 *시집/ 창문을 닦으면 다시 생겨나는 구름처럼/ 파란출판 음복 - 김유미 당신은 짧은 인사말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