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척점의 당신, 나무 - 최준 나는 나를 번역하지 않았어 지금까지 나는 당신의 중얼거림 밖에서 살아왔으니 의자로, 기둥으로, 불을 품은 육체로 다음 세대에 또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이념으로 무장한 적 있으니 오, 하지만 당신은 자신이 아직도 태양의 아들임을 알지 못하네 가슴에 드리운 두꺼운 그늘을 뛰어넘으면 밝음이 오리라 기대하며 살지 다만 나는 나였을 뿐 당신이 아니었으니 당신이 아니었던 게 나의 잘못이라면 별은 무엇이고 달은 무엇인가 당신이 자신에게 질문하는 순간 아는가 당신은 내가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을 내 속의 얼굴이 당신의 나이테로 불리는 주름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을 낮과 밤을 나누어 살아가지만 예나 지금이나 나는 당신이 아니고 당신은 오늘도 내가 아니네 *시집/ 칸트의 산책로/ 황금알 디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