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귀가 - 허진석 꿈속에서는 조금 더 멀리 여행하며 조금 더 가난하다 오래전 여행 책자에 나온 호수와 가게가 사라지고 없다 돌아오는 기차가 끊겼거나 환승 택시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집에 가는 버스는 늘 붐비고 낯선 사람 가득하다 오래전에 죽은 친구가 어린 얼굴로 나타나 손을 흔든다 운전수는 아는 길로 가지 않는다 골목은 변했고 아무도 없다 망각은 통증이다, 주방에서 보글보글 기억이 끓어넘친다 집 전체가 앓는 이 저녁 식구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시집/ 아픈 곳이 모두 기억난다/ 파란출판 중년 2 - 허진석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그날 마지막 버스가 떠났다 물 고인 종점 내 몫의 짐을 지고 달려간 그곳 밤이 깊었고 흘러간 사나이들은 뱀을 사냥하는 곰과 오래전에 먹은 우럭회 얘기를 하며 늙어 가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