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취향 - 정선희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안개 때문이야, 당신은 실망한 듯 말했고 먼 곳이 더 잘 보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말했다 나의 체온이 당신의 지표면보다 차가운 경우 물방울이 당신의 심중 어딘가에 맺혀 시야가 흐릿해지는 현상 나와 당신 관계 그런 말은 몰라도 좋아 나를 낯선 곳으로 데려가서 조금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는 영혼의 매개체, 뭐 그런 말도 말고 내가 배롱나무에 붉은 전세를 들거나 이런 말이 이해가 되는 편이지 알고 있지만 모르는 이야기 나는 좀 모호한 것들이 좋아 내가 꽃이나 나비가 되기도 하고 안은 밖이 되기도 하는 무엇보다도 안개 때문에 나는 통유리인 당신을 넘기도 하고 지우기도 하고 *시집/ 아직 자라지 않은 아이가 많았다/ 상상인 환상통 - 정선희 그는 낮게 풀처럼 앉아 기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