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록이 있는 창밖 - 이자규 술 한 병의 노동과 구름과자가 자유였다 그의 침상에 혈압계 살피는 발길들이 분홍 꽃병에 물을 채우고 갔다 마음관이 녹슬어 굳은 지 오래 고지혈 보일러 관 피떡이 공사 불가능인지 오래 아껴둔 동지팥죽 그릇이 얼어 터졌다 수도관 터져 폭탄 파열을 첫새벽에 홀로 감당해 보는 맛, 얼음은 천장에 부딪치는 반작용으로 내 정수리를 때렸다 우주로 연결된 모든 파이프의 통설이 각인되는 순간 다시 그 얼음 알을 천천히 입에 넣었다, 뜨거웠다 옛집 행랑채 처마 밑까지 쌓아올린 장작더미, 쇠죽솥 활활 타던 아궁이에 장작을 던지듯 팥죽 얹은 제단에 촛불을 올렸다 고향 산의 구들장 들어낸 곳이 명당자리라 했다 관과 관은 피와 물의 언어라는 것 거짓으로라도 순환되어야 할 흰 털 짐승을 몰고 불빛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