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인도 여행 열풍이 분 적이 있다. 그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훌쩍 인도로 건너가 반 년쯤 머물다 온 지인이 있었다. 그때 나도 곧 다녀와야지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영영 못 가고 말았다. 먼 여행지일수록 떠남을 일단 저지르고 봐야한다. 많은 인생사가 그렇지만 여행도 갈 이유보다 못 가는 핑계가 더 많이 생기는 법이다. 내게는 인도도, 티벳도, 몽골도 늘 생각만 했지 떠나지 못한 여행지였다. 내 인생은 한 달쯤 온전히 여행자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만큼 각박했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그랬다. 늘 떠나고 싶었던 여행지이면서 실행하지 못했던 곳, 못가는 아쉬움을 달래느라 여러 여행서를 읽었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 책은 김인식 선생이 70살이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