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오동 심은 뜻은 - 이산하 처음 강을 건너갈 때 나는 그 강의 깊이를 알지 못했다. 물론 그 깊이가 내 눈의 깊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고 수심이 얼마나 되든 끝까지 가본 자만이 가장 늦게 돌아온다는 법도 알지 못했다. 그 강 한가운데에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늙은 벽오동 한 그루가 지키고 있었다. 가지 위에는 일생 동안 부화할 때와 죽을 때만 무릎을 꺾는다는 백조 한 마리가 살며 생채기마다 부지런히 단청을 하고 있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허기지도록 적막한 지금도 나는 여전히 그 강의 깊이를 알지 못하고 또 백조가 왜 벽오동을 떠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다만 내 삶의 무게가 조금씩 수심에 가까워질수록 수면 위에서 반짝이고 있을 내 여생의 무늬가 강 가장자리로 퍼져나가며 단청이라도 한다면 내 비록 끝내 바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