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나라 - 이상원 -천년송(千年松) 비탈진 바닷가 관광 일주도로가 생기면서 뒷산이 마을을 데리고 대륙과 한통속이 된 것은 오래전 일이었다. 바다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자투리 새로 생긴 지번의 묵은 암석 위에는 세월의 천 년 굴욕을 견뎌온 소나무 한 그루 안쓰러워 치솟은 암반이 속내를 열어가며 한 폭을 받혀줄 뿐, 쉼 없는 해풍에 가지도 키도 잃고 하늘만 바라 엎드린 저 애껴운 혈혈단신. 웃자란 벚나무들 무더기로 상춘의 꽃 등을 다느라 지척에서 길은 밤에도 환하게 밝은데, 한 때일 뿐이야 자위하듯 중얼거려도 보고 머리를 연신 조아리며 지나가는 배들의 한낮을 그리운 옛적인 양 굽어보며 더러 씁쓸하지만, 그래도 남몰래 여무는 솔씨들 눈빛을 반짝이며 잃어버린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시집/ 변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