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위에서 자란 바람에게 - 박주하 오늘은 또 어떤 마음으로 울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너는 장미의 심장을 찢는 법부터 배웠구나 어제의 얼룩을 지우지도 못했는데 오늘 주고받은 수치심들이 어둠에 물들어 갑니다 우리가 배운 가혹한 말들은 심장에서 나왔으나 돌아가는 길을 모릅니다 돌아가도 붉은 꽃을 피울 여유는 없겠지만 하나의 마음을 깊이 알지 못한 죄는 상한 여름밤을 지나갑니다 거리는 이미 낡아 버렸고 도처에 자신을 끌고 가는 발소리들이 낯설어지는 이곳 한없는 마음의 겹이 타올랐던 것인데 왜 우리는 늘 서로 다른 말을 듣는 걸까요 당신의 날들은 후회하지 않으려고 돌아갔지만 기억은 처음으로 돌아와 매번 같은 자리를 맴돕니다 앞으로 열 걸음, 뒤로 열 걸음 매일 십자가가 열리는 여름밤 오직 십자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