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미국을 만든 50개 주 이야기 - 김동섭

마루안 2021. 8. 12. 19:34

 

 

미국행을 꿈꾸던 때가 있었다. 툭 하면 엎어지곤 했던 안 풀린 인생에서 미국행은 도피처이자 새로운 인생을 펼칠 곳이라 생각했다. 예전에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미국 교포가 그랬다. "미국은 본인 하기 나름이에요. 외국에서 꿈을 이루기엔 미국이란 나라가 최고에요."

 

그때는 공감이 안 갔는데 어쩌다 보니 오매불망 미국행을 바라게 된 것이다. 절박한 심정으로 미국 대사관 앞 긴 줄도 서 보았다. 어찌나 비자가 까다로운지 정식 이민은 불가능했다. 내 능력이 미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정식으로 안 되니 불법 이민을 시도했다. 진짜 여러 군데 알아봤다. 착수금 조로 돈 조금 날리고는 결국 포기했다. 지금도 미국은 세계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다. 난민이든 불법 이민자든 어떻게 해서든 미국을 가려고 한다. 어찌보면 아이러니하다.

 

빈번한 총기 사고에다 빈부 격차 심하고 의료 체계 엉망인 미국인데도 왜 그렇게 미국을 가려고 할까. 지금도 멕시코 국경을 넘어 목숨을 건 불법 이민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옛 생각이 났다. 미국행은 오래전에 접었지만 미국은 내게 여전히 흥미로운 국가다.

 

미국은 50개의 주로 이루어진 연방국가다. 당연 처음부터 50개였던 것은 아니고 초기 13개 주에서 하나둘씩 늘어나 1960년에 하와이가 가입하면서 50개에 이른 것이다. 이 책은 미국 50개 주의 형성과정을 아주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귀에 익숙한 텍사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미네소타 등은 많이 들어봤으나 델라웨어, 메인, 와이오밍 등 그런 주도 있나 싶게 생소한 주도 나온다. 인구도 천차만별이다. 캐리포니아가 약 4천만 명인데 와이오밍주는 제주도 인구보다 더 적은 60만 명이 채 안 된다.

 

미국은 이웃 국가 멕시코와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이 책에서도 미국이 영토를 넓히면서 얼마나 못된 짓을 많이 했는지 알게 된다. 우리는 태극기 부대 할배들까지 성조기를 들고 다닐 만큼 미국과는 동맹 관계지만 멕시코 사람들은 미국 하면 이를 박박 간다.

 

한국 땅도 전라도와 경상도처럼 도가 형성된 역사가 있듯이 미국 주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주의 이름이 정해졌고 연방 국가로 편입되었는지를 저자 특유의 입담으로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미국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