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의 화법 - 김지명 맞바꾼 얼굴이 똑같은 반달은 서로를 잉여라고 했다 나이를 먹지 않는 생각이 앙상한 이야기를 둘둘 말고 있었다 그날 이후 쉰세 마리 양들은 고목 앞 양편으로 나뉘어 목례를 했다 생각해 주는 말투로 알람으로 목소리 저장해 둘까? 바람과 이파리 부딪쳐 쌈꾼처럼 말을 건네지만 오래 같이 먹는 동네 공기에 서로는 젖고 서로는 젖지 않았다 나는 달을 감아 당신을 풀고 당신은 달을 풀어 나를 감는 상현은 머나먼 진술로 기밀을 담보했다 힘들어를 괜찮아로 발음하는 자간(字間)의 웃음 밤낮 인생은 그래 그래? 화법 하던 말을 끄고 잠든 마을 보며 볼 게 참 많다? 세상에서 빌린 말을 던지며 별똥별이 사라졌다 먹장구름이 반달을 뱉어 놓으면 편파는 하현에서 미끄러졌다 *시집/ 다들 컹컹 웃음을 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