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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반주행성으로 나는 - 이자규

무반주행성으로 나는 - 이자규 담벼락에 기대 그를 기다렸다 벽이 된 구조와 생태가 들려왔고 잠시 멍해졌고 내 속의 풍화작용을 메모하다 눈이 젖어오고 돌 속으로 들었다 함박눈으로 말한다 그는 척추를 세우라 한다 그는 15도를 연주하다 파도를 잡아 앉힌다 퇴적층에 리아스식 해변을 왔다 파닥이는 물고기를 음각하는 고요한 길목이다 하얀 돌을 으깨 먹는 바다를 구겨서 주머니에 넣었다 가엽고도 가여운 그가 중풍 든 노모를 업고 들어가 물장구 치는 무늬는 돌의 어느 쪽인지 제 안의 썩고 있는 지느러미의 보검이 내 등에 꽂히는 화살 아니었을까 그는 오지 않았고 기다림의 이명은 돌의 흡반으로 갔다 함박눈이 피려는 모과꽃눈 나무에 넣어주더라도 눈물은 흘러 요철식의 공법으로 그가 쌓이고 하얗게 숨은 담벼락이라는 것 할 말 ..

한줄 詩 2021.09.12

아프게 읽지 못했으니 문맹입니다 - 이은심 시집

예전에 어머니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전원일기였다. 가물가물하지만 전원일기 방영 시간이 화요일 저녁 8시였던 걸로 기억한다. 어머니는 노안으로 눈이 침침하다면서도 화요일이면 열일을 제쳐 두고 그 프로를 참 열심히 봤다. 어머니는 최불암과 김혜자가 진짜 부부인 줄 알고 사셨다. 극중 김회장 부인이자 용식 엄니의 이름은 이은심이다. 그 집에 전화기를 놓던 날 모든 식구가 개통 기념으로 여기저기 전화를 하느라 야단법석이다. 용식 엄니만 전화 걸 데가 없다. 이은심 여사는 모두가 잠든 한밤중 이불 속에서 전화기에 대고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돌아가신 친정 엄마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당신 딸 은심이 잘 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어머니는 이 장면을 보면서 펑펑 울었다고 했다. 내 어머니도 형제가 많지 않아 달랑 ..

네줄 冊 2021.09.12

백발의 고시촌 - 르포

https://news.v.daum.net/v/20210912080003943 '2평 방 안은 감옥 독방'..무덤 전 마지막 집은 고시촌 [편집자주] 44만513명. 지난해 늘어난 65세 인구 숫자다. 한해 사이 의정부시(인구 46만여 명) 한 곳을 채울만큼 노인 인구가 늘었다. 노령인구 증가폭은 계속 커져 2028년에는 한 해 52만8412 명에 달 news.v.daum.net "나는 돌연변이, 쓰레기봉투에 짐을 챙겨 고시원을 떠돈다" [편집자주] 44만513명. 지난해 늘어난 65세 인구 숫자다. 한해 사이 의정부시(인구 46만여 명) 한 곳을 채울만큼 노인 인구가 늘었다. 노령인구 증가폭은 계속 커져 2028년에는 한 해 52만8412 명에 달 news.v.daum.net 치솟는 집값·임대료..돈 ..

열줄 哀 2021.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