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하루를 먹는다 - 오광석 아침에 일어나면 꺼내 먹는 바나나우유맛 밤마다 끓여 먹는 라면맛 홀로 창문에 매달리는 세상과 격리된 수감자 격리를 이겨내는 건 상자 모양 원룸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일 무수한 광고지만 불려 다니는 한산한 당산동 거리 입과 코가 없는 사람들이 서로에게서 도망친다 바이러스가 엉겨 붙을라 흩어지는 사람들 어제가 복사되어 붙여진 오늘 특별한 것을 찾는데 손님 끊긴 문 앞에 앉은 식당 아저씨 올려다보며 짓는 눈웃음 마스크 속 가려진 속상함이 보인다 어둠이 밀려오는 저녁 무렵 하늘에 노란 눈 하나 떠 있다 다크서클처럼 깔린 노을 구름 눈썹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시집/ 이상한 나라의 샐러리/ 걷는사람 새들의 출근 - 오광석 이른 새벽 당산역 건널목 부지런히 일터로 향하는 비둘기는 볼록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