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술집, 그 집의 술국 - 우혁 엄마는 아무것도 몰랐다 밤이 깊고 입김이 거셀수록 겨울은 엄마 집에만 머무는 거 같았다 술 없이 밤을 견딜 수 없는 족속들 오로지 시키는 건 술국뿐 가끔 식은 밥을 말아대며 씩씩대는 김 씨는 국물을 삼킬 때만 사람이 됐다 식은 국물을 몇 번이고 다시 데우고 그때마다 내장이며 순대며 은근슬쩍 더 들어가는 덤덤한 덤은 엄마도 모르고 김 씨도 몰랐다 그러니 나도 모르고 꾸벅 조는 겨울이 더 슴슴한 맛을 내는 거였다 하나 아니면 둘 빨리 비우지도 못하는 잔이 자꾸 밤그림자를 게워내는 것 같았다 어느 유적지에서 오래 유물이 되고 싶었던 입맛이 몇 번 사람이 되곤 하는 밤이었다 *시집/ 오늘은 밤이 온다/ 삶창 불온한 몸 - 우혁 파도에서 네가 걸어 나왔다 몇 번의 화장(火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