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조금 먼 곳 - 심재휘 강릉여고 근처에 모여 동기들이 자취나 하숙을 할 때 그녀는 이른 아침 시외버스를 타고 매일 통학을 했다 시내의 머스마들이 주문진 출신을 두고 나릿가라고 놀리던 날이 있었다 강릉과 주문진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 세월을 따라 어떤 곳은 더 멀어지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가까워져기도 했는데 명주군 주문진읍이 지금은 강릉시 주문진읍이 되어서 닿을 듯 닿지 않던 조금 먼 곳이 사라져버렸다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곳은 아주 먼 곳 조금은 멀고 조금만 가까워서 닿을 수 없는 곳 머리에서 바다 냄새가 나던 그 여고생은 말 한마디 못 붙여본 그녀는 가물거리는 그날의 주문진 조금 먼 곳이고 먼 곳과 가까운 곳만 남은 이제는 조금 먼 사랑은 사라졌다 *시집/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