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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한국 사진의 작은 역사 - 눈빛출판사 창립 30주년 기념전

열화당과 함께 나의 예술 안목을 길러준 출판사가 눈빛이었다. 열악한 출판 환경에서 그것도 가장 안 팔린다는 사진 전문 출판사를 30년 동안 이어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한국 출판계에서 이규상 눈빛 대표는 귀한 존재다. 신념이나 끈기 없이는 힘든 길을 묵묵히 걸어온 눈빛 30주년 기념전이 열렸다. 일단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사진부터 둘러봐야 하건만 전시장 중앙에 진열된 사진집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탄성을 지르며 감탄했던 사진집들이 전부 욕심 나는 책이다. 몇 년 전부터 하나 둘 주변을 비우면서 미니멀리즘을 선언한 터라 만지작거리다가 그만 둔 책이 여럿인데 그래도 서점에서 볼 수 없는 책을 넘겨볼 기회가 아주 소중했다. 책 욕심은 특히 사진집에 더 발동이 되는 것은 예나 지금..

여덟 通 2018.11.17

혼자 부르는 이름 하나 - 홍신선

혼자 부르는 이름 하나 - 홍신선 늦가을 저문 노래 지고 가다가 바람들이 혈혈단신 갈대에게 벗어 내주는 이 변방 외진 길 혼자서 걷노라면 아, 외워보고 싶은 까마득한 이름 하나, 나이 늘어 그날의 혀와 입은 왼통 지워지고 나는 쓸쓸한 목숨만으로 외일 뿐이니 사랑했던 사람아 지금 너는 어느 단란한 부엌에서 밥그릇들을 씻어 얹는가 지아비와 잠든 어린것들 곁에서 추억의 싸늘한 독들을 깊이 묻는가 세상과 시간은 갈수록 서늘한 등줄기로 무연총(無緣冢)처럼 사나웁게 주저앉고 이 길가 흔들리는 잡풀들에게는 우수수우수수 누군가 내버린 귀(耳)들이 저리도 부질없이 많은 것인가 저리도 부질없이 많은 것인가 들어줄 누구도 없이 혼자 외워보는 까마득한 이름 하나. *시집, 황사바람 속에서, 문학과지성 늦가을 꽃 - 홍신선 늦..

한줄 詩 2018.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