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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식사 - 김주대

캄캄한 식사 - 김주대 -도둑고양이 철없던 어제와 불길한 내일 사이 굽은 등뼈의 꿈으로 달렸다 암석 같은 생활 막다른 골목을 키보다 높이 절망보다 빠른 속도로 넘다보면 반죽 같은 살점 사이로 흘러나오는 발톱 생계(生計)의 흔적이 날카로웠다 몸보다 느린 정신을 주택의 불빛 속에 놓치기도 하면서 낮고 쓸쓸한 잔등의 털이 일으키는 소름 돋는 외로움에 사람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먼 곳을 살았다 허기진 밤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서 잊혀진 것들을 뒤지며 울던 캄캄한 식사 발톱을 세워 주섬주섬 싸 담던 식구들의 연명 한 번쯤 저 높은 생계(生計)를 훌쩍 넘어 노래 부르고 싶었지만 눈물 같은 불이 흐르는 어둠의 경계를 넘어 달빛을 타고 달리고 싶었지만 오래 사육된 기억은 어둠의 끝까지 울부짖지 못했다 *시집, 꽃이 너..

한줄 詩 2018.12.22

낡은 구두 - 백성민

낡은 구두 - 백성민 어느 한때 있다는 그 존재의 의미마저 세월의 흐름에 남겨둔 채 무심히 버려두었던 세월의 저편에는 늘 네가 있었다. 진창길을 걸을 때나 뜨겁디뜨거운 아스콘의 열기 속에서도 단 한 번도 안타까운 신음 한 번 없이 걷어 차버린 허공 속에서 너는 얼마나 아파했을까? 아무도 볼 수 없는 밤, 나는 정성들여 너의 이마에 부끄러운 입을 맞춘다. *시집, 죄를 짓는 것은 외로움입니다, 아름다운사람들 푸른 꿈 - 백성민 어느 산자락에 뿌리를 내렸을 너의 꿈은 오늘 나에게 와 머문다. 시린 햇살마저 어쩌지 못하는 푸른 하늘은 벌거벗은 자유로움으로 문을 열고 밤새 그리움을 직조하던 내 헛된 수고로움은 처마 끝에 매달린 낮달의 미소와 같은 것 이제는 돌아가야 한다. 굳어진 가슴에 이름 없는 꽃 한 송이를..

한줄 詩 2018.12.22

시간 그것도 너의 운명 - 이진명

시간 그것도 너의 운명 - 이진명 내가 너를 등지니 시간 너는 홀로 가는구나 앞만 보고 가여운 시간이여 오만하였지 그렇게 앞만 보고 가다가 발밑 구렁텅이에 빠지면 어쩌리 뒤에 어느 못된 놈 낚아채면 어쩌리 끌려갈 것인가 오물 뒤집어쓸 것인가 낮과 밤 그렇게 얼굴을 바꿔 똑딱거리더니 종잡지 못하게 하더니 시간 그것도 너의 운명 차라리 어느 못된 놈 싯누런 웃음 갈퀴에 세차게 후려쳐지는 것 너는 너의 운명에 맞게 가라 시간 내가 너를 등지니 앞으로 똑바로 뒤돌아보지 말고 서지도 말고 어느 공들임도 너만 못하랴 그러나 그 무슨 공들임도 너보다 못하기도 하다는 것을 내 또 아느니 *시집, 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 문학과지성 쉰 냄새 - 이진명 쉰 냄새는 지나친 냄새 모든 익은 것들이 이상해질 때는 쉰 냄새..

한줄 詩 2018.12.21

친구여 - 조용필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옛 일 생각이 날 때마다 우리 잃어 버린 정 찾아 친구여 꿈 속에서 만날까 조용히 눈을 감네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함께 했지 부푼 꿈을 안고 내일을 다짐하던 우리 굳센 약속 어디에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두줄 音 2018.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