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식사 - 김주대 -도둑고양이 철없던 어제와 불길한 내일 사이 굽은 등뼈의 꿈으로 달렸다 암석 같은 생활 막다른 골목을 키보다 높이 절망보다 빠른 속도로 넘다보면 반죽 같은 살점 사이로 흘러나오는 발톱 생계(生計)의 흔적이 날카로웠다 몸보다 느린 정신을 주택의 불빛 속에 놓치기도 하면서 낮고 쓸쓸한 잔등의 털이 일으키는 소름 돋는 외로움에 사람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먼 곳을 살았다 허기진 밤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서 잊혀진 것들을 뒤지며 울던 캄캄한 식사 발톱을 세워 주섬주섬 싸 담던 식구들의 연명 한 번쯤 저 높은 생계(生計)를 훌쩍 넘어 노래 부르고 싶었지만 눈물 같은 불이 흐르는 어둠의 경계를 넘어 달빛을 타고 달리고 싶었지만 오래 사육된 기억은 어둠의 끝까지 울부짖지 못했다 *시집, 꽃이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