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녹슬은 나이테 - 배임호

마루안 2022. 9. 21. 22:18

 

 

녹슬은 나이테 - 배임호

 

 

오른쪽 새끼손가락 마디가 굵어졌다

오늘 보니 왼쪽 새끼손가락도 그렇다

 

무릎도 예전과 달라

조금만 먼 길 걷노라면 삐걱 소리 내고

그만 걸으라 빨간불이 켜진다

 

노화 증상이라고

아프지 않으면 그냥 놔두라고

이제 연골도 아껴 쓰란다

 

드디어

때가 왔나 보다

이런저런

나이테가 생겨

녹슨 부속품

 

속도제한 호루라기 소리 들린다

교통경찰관이 아니라 건강경찰관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

 

 

*시집/ 우리는 다정히 무르익어 가겠지/ 꿈공장플러스

 

 

 

 

 

 

어디쯤일까 내 나이는 - 배임호

 

 

나이가 들면

꽃을 좋아하나 보다

난데없이 사진 찍어 곳곳에 올린다

 

나이를 먹으면

산책을 좋아하나 보다

눈비가 와도 걷는다

 

나이를 먹으면

시 쓰기를 좋아하나 보다

남들이 안 알아줘도 쓴다

 

내 나이는 어디쯤일까

 

봄날 온기만 맨날 맨날 가슴 속 품고 사는

어디쯤일까 내 나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