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步 40

제주 올레길 10코스

올레길 10코스는 화순 금모래해수욕장에서 대정읍 하모체육공원까지 걷는 중간급 길이다. 제주 올레길을 추천하라면 이 길이 첫 번째다. 제주 색깔을 가진 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약 6시간 정도의 코스인데 걷다가 풍경에 꽂히면 한참을 머물곤 했더니 8시간 가까이 걸렸다. 예전에 송악산에만 잠깐 올랐다 간 적이 있다. 느긋하게 송악산에서 바라 본 바다도 좋고 마늘밭, 보리밭, 감자밭이 펼쳐진 들길도 좋다. 일제 강점기와 제주 4.3 사건을 돌아보게 하는 유적도 여러 곳 있다. 걸어야만 보이는 풍경을 가슴에 담기에 좋은 길이다. 혼자 걷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수퍼에서 물과 캔커피 등 약간의 간식을 샀다.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오늘 날씨 맑을 거라 했어요. 주인이 위로한다. 빗방..

일곱 步 2019.05.01

제주 올레길 9코스

올레길 9코스는 약 8킬로 남짓 되는 길로 3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하루 일정으로 걷기보다는 8코스 나 10코스 일정 중에 포함시켜 걸어도 되는 길이다. 무리할 것은 없지만 조금 일찍 출발하면 두 코스 합쳐 8시간 정도에 무난하게 걸을 수 있다. 이 길에서 해변이 보이는 박수기정과 숲이 울창한 월라봉은 등산 기분이 나기도 한다. 나는 8코스를 걷고 나서 9코스까지 내쳐 걸었다. 총 8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였지만 걷기에는 무난했다. 별로 인기가 없는 길이라서 이 코스를 걷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박수기정을 걸으면서 내려다본 해변 풍경이다. 바람이 거세지고 비까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후두둑 빗방울이 카메라에 떨어진다. 빗물을 닦으면서 무슨 버튼을 ..

일곱 步 2019.05.01

제주 올레길 8코스

8코스는 월평리에서 대평 포구까지 20킬로 정도의 다소 긴 코스다. 그래도 하루 일정으로 충분한 것이 이 길은 비교적 평탄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딱히 매력은 없으나 체력이 약한 사람은 이 코스가 제격이다. 주상절리로 유명한 길이기도 하다. 이날은 아침에 약간의 비가 내리다가 갰다. 잔뜩 흐린 날씨라 비옷을 준비하고 출발을 했다. 조금 걸으면 약천사라는 절이 나온다. 아마도 제주에서 가장 큰 절이 아닌가 싶다. 잠시 경내를 걸었다. 어제의 좋은 날씨에 비해 출발하면서부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걷기에는 비교적 문제 없는 날씨다. 다시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으나 비옷을 입기에는 애매하다. 아무도 없는 호젓한 길을 걷다 보니 대포항이 나온다. 대포항을 지나면 중문 광광단..

일곱 步 2019.05.01

제주 올레길 7코스

7코스는 서귀포 올레 여행자센터를 출발해 월평리까지 걷는 코스다. 7코스는 다소 길어서 6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나는 쉬엄쉬엄 가려고 아예 7시간으로 예상하고 걸었다. 걷는 속도보다 조용한 곳이 보이면 오래 앉아 있다가 가는 편이다. 외돌개 등 유명 관광지가 끼어 있어서 사람이 제법 많다. 올레꾼들보다 자동차로 한두 대목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일찍 나설수록 사람을 덜 만난다. 8시 조금 지나 출발했다. 남성마을 입구 공원이다. 공원 주변에 시비가 여러 개 있었다. 멀리 천제연 폭포가 보인다. 삼매봉을 올랐다가 이름도 예쁜 돔배낭길 시작점에서 선녀탕을 만난다. 이곳부터 외돌개까지 해안 절경이 펼쳐진다. 관광 엽서에도 나오는 그 유명한 외돌개다. 몇 번 온 곳이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아 더욱..

일곱 步 2019.05.01

제주 올레길 6코스

6코스는 쇠소깍에서 서귀포 도심까지 걷는 길이다. 10킬로 조금 넘는 길이로 서너 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짧은 코스다. 처음 걷는 사람도 쉽게 걸을 수 있는 평탄한 코스가 많다. 서귀포 시내길도 포함되어 있어서 꼭 그 길을 걷지 않고 해변길만 걷는다면 2시간의 올레길이라 해도 되겠다. 소쇠깍은 사진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 오래 전에 왔을 때의 원시적 풍경이 많이 변했다. 그래서 개발은 무섭다. 쇠소깍 계곡을 지나면 하효항이 나온다. 이곳은 작은 포구와 검은 모래가 깔린 해수욕장이 있다. 하효항을 지나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반복하다가 한동안 바다를 지척에 두고 걷는 해변길이 계속 된다. 올레길에 지칠 무렵이면 어김 없이 유채꽃이 나타나 에너지를 주입한다. 바로 앞의 섬이 섶섬이다. ..

일곱 步 2019.03.31

제주 올레길 5코스

올레길 5코스는 남원 포구에서 쇠소깍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약 4시간 반쯤 걸리는 비교적 짧은 길이다. 늦장 부리지 않고 꾸준하게 걸으면 4시간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걷는 여행 또한 힐링을 위한 것이다. 쉼을 위한 걷기란 너무 서둘지 않을 것과 먹는 것, 잘 것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가다가 저물면 돌아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이날부터는 서귀포에 숙소를 잡았다. 남원 포구를 지나는데 길가에 줄줄이 오징어를 말리고 있다. 이런 풍경은 많이 봤는데도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여기는 몇 년 전에 왔던 곳이라 걷다 보니 기억이 났다. 익숙함에 한참을 앉아 바다를 구경했다. 이곳은 바다에서 약 2킬로에 이르는 바위 절벽이 펼쳐지는데 엉이란 그 절벽에 생긴 그늘을 말한단다. 그러나 딱히 어떤 것이..

일곱 步 2019.03.31

제주 올레길 4코스

4코스는 표선 해수욕장에서 남원 포구까지 걷는 길이다. 예전에 이 길을 걸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걸을 때 보니 코스가 조정 되었다. 다시 걷고 싶을 정도로 좋은 코스가 사라져 아쉬웠다. 초반 해변을 걸을 때 바람이 조금 세긴 했어도 걷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4코스는 휠체어 코스도 있고 전 구간이 대부분 해변길이다. 다소 밋밋했지만 바람 타는 코스려니 하면서 걸었다. 이런 길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올레길 중에 가장 무난한 코스다. 약 6시간 소요. 지루하게 이어지는 포장 도로를 걷다가 변기 화분을 만났다.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주인의 센스가 빛난다 제주 올레길은 어느 코스든 대중교통과 연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그래서 해찰 부리다 코스를 다 걷지 못해도 걱정할 일이 없다. 내 경우 1~4코스를 걷는 동..

일곱 步 2019.03.30

제주 올레길 3코스

3코스는 온평 포구에서 표선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다소 긴 코스다. 전날 2코스 끝나갈 무렵 갑자기 쏟아진 비 때문에 서둘러 걷느라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했다. 기록을 위한 여행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밤새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아침에도 잔뜩 흐렸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든든히 먹고 비옷도 단단히 챙겨 조금 일찍 나섰다. 3코스는 중간에 두 개로 나눠진다. A코스는 해변을 걷다 산간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고 B코스는 줄곳 해변길을 걷는다. 나는 당연 길고 험한 A코스를 택한다. 이 길은 바닷길과 전통 제주 산중마을을 만날 수 있는 보기 드문 길이다. 코스가 길어서 체력이 약한 사람은 힘들 수 있다. 그래도 강력 추천하는 길이다. 흐린 하늘에서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하는 해변길을 한동안 걷는다. 바..

일곱 步 2019.03.29

제주 올레길 1-1 코스, 우도

2코스까지 걷는 동안 날씨가 무척 변덕을 부렸다. 바람도 심하고 흐리다 비가 오다를 반복했다. 전날 숙소에서 일기예보를 보며 기대는 했으나 우도 들어간 날은 날씨가 아주 좋았다. 전형적인 3월 하순의 제주다. 20년 전쯤 왔던 섬이지만 이번에 우도를 걸으면서 섬이 그렇게 큰 줄 몰랐다. 아침 9시 배로 들어가서 7시간 정도 머물렀으나 미처 다 돌아보지를 못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버스 하루 자유티켓을 사서 군데군데 그 버스를 이용했는데도 그렇다. 가능하면 사람이 없는 곳을 골라 걸었다. 한적한 마을길을 걸으니 온전히 섬 전체를 나 혼자 전세 낸 느낌이었다. 딱히 정해진 코스를 걸은 게 아니다. 그냥 발 닿는 대로 쉬엄쉬엄 걸었기에 사진을 봐서는 정확히 어느 곳인지 기억이 없다. 어쨌든 눈물 나게 좋았다..

일곱 步 2019.03.29

제주 올레길 2코스

올레길 2코스는 광치기 해변에서 온평포구까지 4시간 약간 넘게 걸리는 길이다. 그런데 초반에 걷는 올레길이 폐쇄 되면서 나머지 길이 아무 특색 없는 마을길이 많다. 아스팔트 길 걷느라 발바닥이 아팠다. 올레길 중에 비추천 길이다. 막힌 길 대신 우회 도로를 걷기에 약 3시간 정도 걸으면 충분할 거리로 짧아졌다. 2코스를 걷기 전에 광치기 해변에서 오래 앉아 있었다. 혼자 있기에도 둘이 보기에도 좋은 풍경이다. 여러 번 왔었던 성산 일출봉이 코앞에 보인다. 해변에서 말 타는 사람도 많다. 광치기 해변에 앉아 바다를 바라 보다 2코스를 시작할 때쯤 한차례 소나기가 쏟아졌다. 3월의 제주 날씨 참 변화무쌍하다. 지도에는 있으나 잠시 폐쇄된 2코스 구간이다. 한적한 길을 잠시 걷다 돌아올 요량으로 들어가 보았다..

일곱 步 2019.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