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10코스는 화순 금모래해수욕장에서 대정읍 하모체육공원까지 걷는 중간급 길이다. 제주 올레길을 추천하라면 이 길이 첫 번째다. 제주 색깔을 가진 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약 6시간 정도의 코스인데 걷다가 풍경에 꽂히면 한참을 머물곤 했더니 8시간 가까이 걸렸다. 예전에 송악산에만 잠깐 올랐다 간 적이 있다. 느긋하게 송악산에서 바라 본 바다도 좋고 마늘밭, 보리밭, 감자밭이 펼쳐진 들길도 좋다. 일제 강점기와 제주 4.3 사건을 돌아보게 하는 유적도 여러 곳 있다. 걸어야만 보이는 풍경을 가슴에 담기에 좋은 길이다. 혼자 걷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수퍼에서 물과 캔커피 등 약간의 간식을 샀다.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오늘 날씨 맑을 거라 했어요. 주인이 위로한다. 빗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