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步 40

제주 올레길 19코스

올레길 19코스는 조천에서 김녕 포구까지다. 이 길도 비교적 긴 코스로 해안길과 들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 북촌 포구 지나면 산중으로 들어가 몇 곳의 4.3 유적지도 만날 수 있다. 나는 해변길보다 들과 산을 오르내리는 중간 코스가 마음에 들었다. 당연 이 길을 끝까지 걷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올레길은 완주하는 것도 좋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중간에서 만난 해변 찻집에서 바다를 구경하다 해 지면 그냥 돌아오는 것도 괜찮다. 나는 완주에 더 비중을 뒀기에 오직 걸었다. 무슨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걷고 싶었다. 본격적인 걷기에 앞서 만세동산 주변을 산책 삼아 한 바퀴 돌아보고 출발했다. 약간 흐린 날씨가 걷기에는 좋다. 한동안 이어지는 들길에서 이런 풍경을 만났다. 씨를 뿌린 밭에 씌운 비닐이..

일곱 步 2019.10.01

제주 올레길 18코스

지난 5월 하순에 17코스까지 걷고는 여름을 건너 뛰었다. 올해 안에 종주를 마칠 요량으로 9월 하순에 다시 올레길을 찾았다. 올레길 18코스는 20km 가량 되는 비교적 긴 코스다. 제주 원도심을 출발해 조천까지로 6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도심과 작은 봉우리 주위의 마을을 지나 해변 길을 걷는다. 걷는 사람도 많고 걷기에도 비교적 무난하다. 올레길을 잠시 벗어나 제주원도심 뒷골목을 걸었다. 시장 구경은 덤이다. 문화공간 제주 책방이다. 안에 직원은 있는데 개관 시간 전이라 마당까지만 들어갔다. 아침에 잠깐 햇살을 보이다 점점 흐려지더니 출발하고 얼마 안가 비가 내린다. 우비를 꺼내 입었다. 김만덕 생가에 들렀다. 아무도 없는 생가 마루에 앉아 비오는 풍경을 잠시 감상했다. 비오는 골목길이 한적해서 좋..

일곱 步 2019.09.30

제주 올레길 17코스

17코스는 광령리에서 제주 원도심까지 시골 들녘과 바닷길 도시길까지 두루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출발지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후반 코스가 다소 지루하다. 마지막 제주 공항의 비행기 이착륙 소리를 들으며 해안길을 쉬엄쉬엄 걸어도 좋다. 용두암 지나 제주 원도심 골목도 나름 괜찮았다. 광령리 사무소 버스 정류장이다. 올레길은 비교적 대중교통으로 잘 연결이 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들꽃 향기를 맡으며 잠시 다리를 쉬었다. 올레길 중간에 이런 석조 의자가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무수천을 가로 지른 다리 아래로 올레길이 연결 된다. 이 길에서 깜빡 리본을 놓쳐 한참을 헤맸다. 보리 익은 들녘을 걷다 보니 어느새 외도 포구에 도착했다. 한동안 해변길이 이어진다. 외도 포구 지나 보리밭 들녁이 끝날 무렵 현사 포구가 나..

일곱 步 2019.05.21

제주 올레길 16코스

올레길 16코스는 출발지 고내 포구에서 광령리까지 걷는 중간급 길이다. 구엄마을까지는 아름다운 해변길을 걷는다. 구엄마을에서 육지로 뱡향을 틀어 들길과 신길을 번갈아 걸어야 한다. 수산리, 예향동 등 예쁜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동네를 거쳐 종점인 산간마을 광명리에 닿는다. 해변길과 들길 산길을 골고루 걸을 수 있는 종합세트 코스다. 중간에 시를 새긴 시비 마을을 몇 군데 만난다. 잠시 호흡을 고르면서 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가 이런 길을 마다할 것인가. 걸을 수 있는 건강한 다리를 가져 참으로 다행이다. 아담하면서 한적한 고내 포구를 지나면 아름다은 해변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바람은 또 어찌나 향기로운지,, 해변길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마을 구엄리가 나온다. 개 짖는 소리도 없을 정도로 아담하고 조..

일곱 步 2019.05.20

제주 올레길 15코스

15코스는 한림항에서 출발해 애월읍 고내 포구까지 걷는 약 여섯 시간 길이다. 15코스는 두 개가 있는데 도중에 수원리에서 갈라져 A코스와 B코스로 나뉜다. B코스는 해변을 걸어 고내 포구로 가고 A코스는 내륙으로 들어가 금성리와 남읍리를 거쳐 고내 포구에 닿는 길이다. 나는 산중과 들길이 번갈아 나오면서 제주의 시골 마을을 느낄 수 있는 A코스를 걸었다. B코스는 나중 비양도 들어갈 때 걸을 계획이다. 한림항을 출발해 아름다운 해변길을 걷다 보면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 수원리가 나온다. 정갈한 마을을 지나 들길을 한동안 걸으면 14코스 갈림길 표지판이 나온다. 내륙을 걷는 A코스로 길을 잡는다. 수원리는 생각보다 큰 마을이었다. 아담한 입구에 비해 섬이라는 생각을 잊게 만드는 드넓은 들녘이 펼쳐진다. 끝..

일곱 步 2019.05.20

제주 올레길 14코스

14코스는 14-1이라는 아우 코스가 있다. 14-1은 저지리 알못, 문도지오름을 거쳐 오설록 녹차박물관까지 이어지는 내륙 코스다. 들를 수 있는 몇 군데 명소 빼고는 울창한 곶자왈 숲길을 내내 걸어야 하는 조금 무서운(?) 길이기도 하다. 중간에 저지예술인마을이 있어 이 길은 나중에 걷기로 한다. 저지예술마을에는 제주 현대미술관, 김창열 미술관, 서담 미술관 등이 있다. 오늘 걷는 14코스는 내륙 저지리에서 비양도가 보이는 한림 해변 쪽으로 걷는 길이다. 흐린 날씨 속에 일단 출발을 한다. 막 출발을 하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계속 따라온다. 저지리에서 잠시 쉴 때 건빵 몇 개를 던져 줬더니 그 맛을 알고 그런가 보다. 희한하게 강아지가 올레길을 안다. 앞서서 걷다가 간격이 벌어지면 서서 기다렸다. 가라..

일곱 步 2019.05.19

제주 올레길 13코스

올레길 13코스는 용수 포구에서 출발해 바닷길 없이 저지오름까지 순전히 육지 안쪽으로만 걷는 길이다. 5시간 정도 소요된다는데 일정상 10분의 1쯤의 길은 같은 날 걸어야 했다. 12코스를 내쳐 걷고 나니 오후 3시다. 용수 포구에서 30분 이상 머물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13코스 일부를 조금 걷기로 했다. 용수리는 여러 전설을 간직한 작은 마을인데 일정에 여유가 있어 쉬엄 쉬엄 둘러보기로 했다. 김대건 신부를 기리는 천주교 성지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천주교에 호의적이다. 내가 아는 신자들은 타종교를 배려할 줄 알고 드세지 않아서 좋다. 성당에 작은 모임이 있는지 몇 분이 모여 있었다. 봉지 커피 한 잔을 권하기에 아주 달게 마셨다. 올레길을 살짝 벗어나 용수리 마을 길을 걸었다. 잔뜩 흐린 날씨에서..

일곱 步 2019.05.18

제주 올레길 12코스

12코스는 전형적인 제주 산간 마을인 무릉리 들길을 걷다가 신도리 포구를 거쳐 바닷가 길을 따라 용수 포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특히 무릉리 들길은 제주가 섬인가 싶을 정도로 평평한 들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가끔 만나는 주민들도 비교적 친절했다. 들길을 걸을 때는 변변한 카페 하나 만나기 힘드니 가능한 출발할 때 음료와 캔커피 정도의 간식은 챙키는 게 좋겠다. 이름도 아름다운 무릉리를 뒤로 하고 다시 광할한 밭길이 펼쳐진다. 걸어도 걸어도 끝없이 들길은 계속된다. 가도 가도 들길이다. 그러나 지루할 틈은 없다. 간새가 올레객을 맞이하는 이런 풍경 또한 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걷는 동안 마음을 씻겨준 밭길이 드디어 끝났다. 신도리에 도착했다. 신도리는 비교적 큰 마을이다. 폐교된 초등학교에 들어..

일곱 步 2019.05.18

제주 올레길 11코스

올레길 11코스는 하모체육공원에서 시작해 무릉리까지 걷는 길이다. 이 코스도 제주 올레길에서 기억에 남는 길이다. 걷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않은 길이기도 하다. 가능한 사람 없는 때를 골라 걷는 편이긴 해도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 한 두명은 만나기 마련인데 이 길에서는 아무도 없었다. 별 인기가 없는 코스이기도 하다. 울창한 곶자왈 숲길을 걸을 때는 잠깐 길을 잃기도 했으나 곧 리본을 찾을 수 있었다. 한적해서 더욱 좋았던 길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나는 이 코스가 제주 올레길 중 가장 인상에 남은 길이다. 11코스는 종착지에 도착할 때까지 근사한 카페는 커녕 요기를 할 만한 곳도 없다. 인기 없는 코스의 장점이다. 출발지 바로 옆에 큰 마트가 있으니 여기서 물과 요깃거리를 준비하면 좋..

일곱 步 2019.05.02

제주 올레길 10-1 코스. 가파도

가파도 가는 날이다. 가파도는 올레길 10-1코스로 부른다. 우도가 1-1코스라 하듯 가파도를 10코스의 일부로 넣은 모양이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조금 세게 부는 날이다. 가파도는 오래전에 간 적이 있다. 30여년 전에 제주에서 약 1년 정도 살았는데 가파도를 갔었다. 그때는 배편이 하루에 두 번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후 마라도는 두세 번 갔으나 가파도는 기회가 없었다. 섬은 그대로인데 풍경이 변했다. 물론 나도 변했다. 가파도는 거의 평지에 가까운 섬으로 바람길 따리 무작정 걸어도 좋은 곳이다. 가파도 가는 배는 운징항에서 매시간마다 있다. 청보리 축제 기간에는 거의 30분 간격으로 있다고 한다. 가파도는 그리 큰 섬이 아니라서 코스를 정해 놓고 걸을 필요는 없다. 그냥 발길 닿는대로 쉬엄쉬엄 ..

일곱 步 2019.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