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步

북한산, 진관사-향로봉-사모바위-백운대-보리사

마루안 2021. 5. 5. 19:27

 

이번 산행은 진관사에서 출발했다. 이른 아침 호젓하기 짝이 없는 진관사 이곳저곳을 잠시 돌아봤다.

 

 

 

 

 

 

아무도 없는 진관사를 혼자 전세낸 날이다. 슬슬 산행을 시작한다.

 

 

불과 한 달 전까지 진달래 피었던 길인데 어느덧 연두색 잎들이 달렸다.

 

만나자 이별부터 생각하는 것인가. 이 싱그러운 연두빛 잎들도 5개월 후쯤이면 단풍물이 들 것이다.

 

 

얼마 동안 여기 서 있었을까. 북한산의 소나무는 참 소중하다.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생명력에 감탄을 한다.

 

 

 

 

 

향로봉이다. 이곳은 오후보다 오전 풍경이 훨씬 아름답다. 저 멀리 족두리봉이 보인다.

 

 

 

비봉을 지나 사모바위에 도착한다. 코로나로 작년부터 바위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망할 놈의 코로나,,

 

 

 

승가봉에서 걸은 길을 돌아보면 멀리 사모바위와 비봉이 보인다.

 

 

문수봉은 안전한 우회길이 있지만 바위 타는 맛이 있는 암벽길을 선택한다.

 

암벽길을 오르자 연두잎들이 반갑게 맞이 한다.

 

 

 

 

문수봉이다. 

 

문수봉을 내려와 성곽길을 따라 능선을 걷는다. 대남문부터 대동문까지 몇 개의 문을 차례로 지난다.

 

 

 

 

 

늦게 핀 봄꽃과 연둣빛 나무들을 동무 삼아 성곽길을 걷다 보면 동장대가 나온다.

 

 

 

북한산 대피소를 지나면 곧 용암문이 나온다.

 

 

 

 

정상이 멀지 않았다고 연두빛 잎들이 박수를 친다. 올려다 보니 바로 백운대가 보인다.

 

 

백운대 암문에서 잠시 한숨을 돌린 후 백운대로 향한다.

 

 

 

 

 

 

 

 

백운대 정상이다. 넓직한 바위에 앉아 한동안 땀을 식히며 산 아래를 조망한다. 시계가 양호해서 다행이다.

 

점심을 꺼내는데 쪼르르 고양이가 다가온다. 백운대뿐 아니라 북한산에는 엄청 많은 고양이가 신다. 지난 겨울에는 오들오들 떨기에 먹이를 주었으나 오늘은 꾹 참고 외면했다. 비둘기든 개나 고양이든 먹이를 주지 말라는 말에 동의한다. 북한산에 다람쥐나 청설모가 사라진 것도 이 가출한 고양이들이 북한산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날씨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아 정상에서 오래 머물렀다. 점심 먹고 커피까지 마시며 한 시간쯤 있었다.

 

 

 

 

 

 

5월 초순인데도 정상의 나무들은 이제 막 새순이 돋기 시작했다. 이곳의 나무는 늦게 나오고 일찍 지는 것이 생존 방식이다.

 

 

모처럼 늘어지게 풍경을 실컷 감상했으니 이제 슬슬 하산이다. 보리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약간 일본풍 냄새가 나는 작은 절 대동사다. 호기심에 들러보고 싶은데 늘 개 짖는 소리 때문에 그냥 지난다.

 

 

보리사에 도착했다. 이곳 갈림길에 중흥사 가는 길이 있어 익숙한 절이다. 북한산의 절은 대부분 대중에게 닫힌 절이다.

 

 

북한산성 탐방센터 가는 계곡길로 하산하면서 본 마지막 풍경이다. 좋은 봄날이 참으로 소중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