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까운 곳에 마포아트센터가 있다. 아무리 가까워도 내가 가지 않으면 먼 곳이다. 경의선 숲길을 산책하다 잠시 들리는 편이다. 공연이 열리기도 하지만 딱히 구미가 당기는 작품이 없어 본 적은 없다. 대신 그곳에 있는 갤러리는 자주 간다.
이 전시는 우연히 발걸음을 했다가 보게 되었다. <사진, 말 없는 시>라는 제목이 인상적이다. 이 작가는 아주 오래 전에 인사동 어딘가에서 열린 전시회에 두 번쯤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비교적 사진전 소식을 챙기는 편이라 그랬을 것이다.
반가웠다. 이래서 사람이든 전시회든 인연이 있어야 만나게 된다. 사진도 좋다. 말 그대로 시적인 사진이 오래 눈길을 잡는다. 실제 몇 작품 앞에서는 오래 서 있었다. 이 사람 시를 썼다면 사진 만큼 서정성이 물씬 풍길 것이다.
사진가 유병용은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지만 사진에 대한 애정 만큼은 완전 프로다. 열정만으로 사진 찍는 것은 아니겠으나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된다. 이 작가 또한 오랜 기간 사진을 찍고 있다.
평론가들이 우르르 달려 들어 치켜세우는 전시는 아닐지라도 나같은 감상자는 이런 사진에 무한 애정을 보낸다. 전시 기간이 너무 짧아 한 번밖에 보지 못한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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