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은 아프다 - 이영춘 발자국 하나 남기려고 저토록 몸부림치는 꽃잎들 꽃잎 속에서 물방울이 튄다 꽃잎 속에서 바람에 분다 물 오른 나무 한 그루 하얗게 일렁이는 그림자 속에 그림자들이 숨어드는 그 꽃잎 숲에 이름표를 단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나무들이 별을 안고 별처럼 어둠을 뚫고 간다 닿을 수 없는 저 허공의 아득한 하늘 끝자락에 구름 기둥 하나 둥둥 떠간다 물방울 기둥 하나 하얀 가루로 부서져 내린다 어제는 심장에 방아쇠를 당긴 헤밍웨이가 깃발을 올리고 오늘은 긴 코트 자락에 자갈돌을 삼킨 울프가 강물 속으로 걸어간다 내일은 반 고흐가 귀 없는 귀로 오베르 밀밭으로 걸어 들어가 잘라낸 귀 한쪽을 찾아 총총 하늘로 올라갈 것이다 하늘이 열리고 지상은 문을 닫는다 이름 없이 사라질 꽃잎, 꽃잎들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