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 한 일 - 장시우 개구리가 알을 슬고 간 무논 영문도 모르고 알에서 깬 올챙이는 고여 있는 물속에서 헤엄치는 일이 전부인 양 대책 없이 꼬리를 흔든다 웅덩이를 살아가는 그들은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해 풀쩍 뛰어넘지 못한다 봄볕에 말라 버린 무논이 그들의 선택지는 아니었는데 날개를 달아 준 것도 아니기에 어쩌다 놓인 말라 가는 논에서 몸부림치다 말라 가는 일이 태어나서 한 일의 전부 뜨거운 햇볕 아래 벌거벗은 몸으로 몸부림치는 일이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끝과 시작에 절망한 일이 전부 그리하여 어느 날 흔적이 소리 없이 지워지는 일 벗어나려 꼬리를 파닥이는 일 그것이 일생 한 일 *시집/ 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 걷는사람 봄날이 있다 - 장시우 녹슨 드럼통이 키우는 개구리알 언제부터였을까 버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