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 우대식 참 많은 문신을 보았지만 문신이란 오직 닻 하나 하급선원으로 떠돌았을 사내의 팔뚝에 겨우 매달린 그것, 끝내 정주할 수 없다는 예감으로 문신은 희미해진다 불 꺼진 항구에 수없이 닻을 내렸을 테지만 닳아빠진 그것을 슬그머니 건져 올리는 새벽 남쪽의 별들은 사내의 등을 내려다본다 닻 위에 별을 하나 그려놓아도 좋겠지만 그것은 지고지순이 아니다 저 지고지순은 언제쯤 희미해지는가 다 닳은 지고지순을 안고 한평생을 살아야 하는가 항구에 배를 댈 때 별의 슬픔과 닻의 슬픔이 슬픔을 참아가며 희미하게 미소 짓는, 지고이네르 지고지순 지고이네르의 지고지순 닻 *시집/ 베두인의 물방울/ 여우난골 봄날은 간다 - 우대식 허무의 절창 봄날은 간다 그렇게 사라져야지 꽃잎이 물에 떠서 사라지듯 알뜰한 당신이나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