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평균 - 이정록 부푸는 무지개를 슬그머니 끌어 내리고 뚝 떨어지는 마음의 빙점에는 손난로를 선물할 것 감정의 평균에 중심 추를 매달 것 꽃잎처럼 달아오른 가슴 밑바닥에서 그 어떤 소리도 올라오지 않도록 천천히 숨을 쉴 것 불에 달궈진 쇠가 아니라 햇살에 따스해진 툇마루의 온기로 손끝만 내밀 것 일찍 뜬 별 하나에 눈을 맞추고 은하수가 흘러간 쪽으로 고개 들고 걸어갈 것 먼저 이별을 준비할 것 땡감처럼 바닥을 치지 말고 상처 없이 감꽃처럼 내려앉을 것 감꽃 목걸이처럼 감정의 중심에 실을 꿸 것 시나브로 검게 잊혀질 것 *시집/ 그럴 때가 있다/ 창비 구멍 - 이정록 이거 말이여. 물려줘. 파스에 구멍이 났더라고. 한장밖에 안 썼어. 얼른 뗐어. 근데, 왜 닷새나 있다가 오셨어요? 구멍 난 파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