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어제의 지도를 허물면서 간다 - 신표균 나침반이 가리키지 못하는 사막의 길을 내비게이션은 손짓할 수 있을까 목마른 낙타 한 마리 오아시스 찾아 사막 속을 간다 눈썹에 매달리는 모래바람 마른 울음으로 헤치며 발걸음 다시 내딛지만 모래 속에 파묻힌 길이 어디로 닿아있는지 돌아갈 길 막막한 길 위에 서서 길을 묻는다 날개 부딪히는 일 없을 철새 떼가 날아가는 길 없는 그곳이나 사막을 걸어가는 낙타의 눈엔 지도가 없다 *시집/ 일곱 번씩 일곱 번의 오늘/ 천년의시작 자정의 종소리는 종종 징징거린다 - 신표균 둥지도 무덤도 만들지 않는 눈먼 떠돌이 새들 동물원 안에 갇힌 매의 노란 눈에 놀라 검은 나비처럼 내 과거를 매장해 놓은 언덕 위를 날아다닌다 틀니 달그락거리는 소리 잦아든 귓속에서 자라는 침묵 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