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 든다 - 허림 삼 년 전쯤인가 카드 돌려막기로 한 달 한 달 근근이 살아내고 있을 때 그 밑돌 빼는 일마저 막히고 셋방 빼달라는 통첩을 들었을 때 내면에 사는 그에게 문자 넣은 적 있다 그 말이 옹이졌는지 내 창고 지으려는 터에 오막 지으면 들어와 살래나? 묻길래 물론이지 여부가 있나 그 후, 생의 오막에 드는 날이면 개똥벌레 날아 길이 환했다 *시집/ 엄마 냄새/ 달아실 첩첩 - 허림 내면이라는 곳은 내면일 뿐 광원이나 명지리 달둔 월둔 살둔 사월평 원당 일어서기 같은 이름들과 큰한이 작은한이 경천 문암 절에 가덕 같은 골짜기에도 바람은 불어오고 눈이 내렸다 하면 한 길씩 빠져 꺽지나 텡가리처럼 터살이 하는 곳 살다보면 대추나무 연실 걸 듯 서로 사는 집들이며 얼굴이며 말씨며 말투도 닮고 입맛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