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떠나지 않는 길 - 김윤배 화사한 마음들은 어디론지 떠난다 길이 안개 속으로 휘고 상처 입은 사람들 마음이 철길에 물든다 떠나는 날의 슬픔보다 돌아오는 날의 통곡이 하산 길을 흐려놓을 걸 알아 아주 먼 여행 중인 혼령들, 몸에서 몸으로 하는 여행을 꿈꾼다 세상의 시간을 멈추게 하고 시작되는 여행은 몸에서 몸으로 가는 여정이었고 몸은 지옥이었던 생의 의미를 놓고 숙려를 연장하지 않는다 사흘, 숙려기간은 지났다 숙려 장소는 냉동실이었다 십 년째 숙려 중인 젊은이는 사흘의 숙려가 부럽다 사흘 동안에도 꽃이 피고 철새가 돌아오고 아이가 태어나고 노동자가 벨트에 끼어 죽고 고공시위가 계속되고 사막은 어느 곳에서나 시작된다 함께 가기로 한 고비였다 사막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 초원을 달려나가는 여인, 양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