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부르는 내 이름이 - 김유미 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낯선 이름 하나가 귓가를 스쳐 간다 이름은 한 사람으로 다가와서 다중으로 사라졌다 이름을 벗기면 돌아가는 어지럼증이 되었다 혼자서 가다가 뜨거워져서 우는 낯섦 같았다 헛바퀴가 되어 주저앉는 이름 부르는 이름이 내 이름인지도 모르고 불쑥 손을 내밀어 잡아 주고 싶었다 이럴 때 이름이 내 말을 잘 들어 먹는 명사 같구나 생각한다면 어딘가에 세워 둔 우산의 기다림에 어딘가에 새겨 놓은 마음의 이면에 끝내 다다를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두 귀만 남아 몸만 일어서면 이름은 비척비척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시집/ 창문을 닦으면 다시 생겨나는 구름처럼/ 파란출판 술래 - 김유미 빛들이 눈을 쪼아 빠져나가는 증세 의사는 빛의 부리를 뽑는다는 약들을 처방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