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진 - 전영관 그가 오면 아침이 새뜻해진다 막연하게 자신감 생기는 것이다 능숙한 의사같이 쭈그러진 어깨를 펴주고 무릎을 칼날로 세워준다 굴종의 자세로 늘어지는 삼겹살 환멸의 증거로 널브러진 토사물 타협의 지분으로 뒤섞인 찌개 냄새들을 벤젠이라는 항생제로 치료한다 새물내 나는 옷을 곧바로 입는 것보다 어제 입었던 셔츠가 편한 까닭은 나만 편들어주는 체온이 남아서겠지 눈치가 태도로 남아서겠지 환절기에는 병원마다 감기 환자로 줄을 선다 세탁소가 벗어놓은 옷으로 그득한 것은 삶의 자세를 바꾸면 아프다는 뜻이다 품은 맞는데 기장이 짧은 미흡처럼 일상은 무언가의 트집을 무릅쓰는 일이다 물러서는 파도를 따라 잔걸음질치다가 되돌아서는 일이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보낼 때 확인했는데 배달되면 주머니마다 손 넣어본다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