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로 올라가는 강물 - 박승민 등이 퍼렇게 얼어붙은 배(腹) 밑으로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파랑은 또 물컹, 물컹 흘러간다. 같은 몸이지만 다른 표정으로 한때, 밭에서 막 뽑아낸 배추 포기처럼 푸른 시절이 우세한 적 있었지만 폐나 위장, 내 기억의 일부는 수장고 속에서 죽었거나 죽어가는 중 아침마다 썩은 구취가 장롱 가득, 하품하는 입으로 아침 해가 들어온다. 몸이란, 죽은 시간과 살아 있는 시간이 겹치면서 서로 충돌하면서 그 무엇으로 살아가는 수로(水路). 어두워지는 한복판에서 빛을 오래 잡고 허물어져가는 물의 반짝이는 등을 본다. 죽은 몸이 푸른 봄을 허공에 걸어놓았다. 살아 있는 작은 잎이 관(棺)을 뚫고 시퍼런 꼭대기까지 삶을 끌고 간다. *시집/ 끝은 끝으로 이어진/ 창비 끝은 끝으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