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들의 파란만장 - 이기영 창밖에는 잎 하나도 달지 않은 나무 한 그루 나무는 가장 추운 방식으로 눈보라와 마주하지 허기를 반죽하는 손목이 시리고 봄을 향해 부푸는 파일들을 딸깍, 딸깍, 하나씩 열어 볼 거야 그때 2월과 7월 날아가면서 떨어뜨린 새의 깃털보다 가벼이 떠나 버린 그녀와 그녀를 잠깐 떠올릴 거야 지금까지 어쩌다 12월까지 말 한마디 없이 그녀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계속해서 불면에 시달리는 밤들을 목 조르며 견디지 않겠어 달은 이미 다 부풀어 올랐고 이제 그만 모든 기다림을 지워야겠어 나는, *시집/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 걷는사람 난간 - 이기영 신발을 벗고 물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은 그곳의 계절을 몰라 한 번도 본 적 없는 눈보라를 위로하지 등골이 서늘해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