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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 울면서 후회하네

나는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러나 저녁 8시 뉴스는 빼 놓지 않고 보고 본방 놓치면 나중 유튜브로 꼭 본다. 예전에는 손석희 앵커의 JTBC 뉴스가 고정이었으나 요즘은 MBC 뉴스 데스크로 옮겼다. 그 외 가끔 스포츠 중계 정도 보는 것이 TV 시청의 전부다. 코로나로 바깥 출입을 자제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어도 나의 TV 멀리 하기는 마찬가지다. TV 시청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기에 굳이 보는 걸 말릴 이유는 없다. 내 경험 상 TV를 가까이 하면 재미에 비해 너무 많은 걸 잃기 때문에 멀리할 따름이다. 누군가는 TV 예능 프로가 세상 사는 낙일 수 있고 누구는 게임하는 게 젤 재밌고 누구는 화투가 시간 보내기에 딱이다. 또 누군가는 밤새 야동을 보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도 할 것이다. 나..

두줄 音 2021.04.29

대못이 박힌 자리 - 곽재구

대못이 박힌 자리 - 곽재구 사내가 망치로 대못을 박았다 못은 제 온몸을 나무 깊숙이 투입하였으므로 나무와 못은 서로 행복하였다 세월이 흘러 못은 붉게 물들어 바스러지고 나무의 몸에 빈 구멍 하나가 남았다 늙은 사내가 빈 구멍에 망치로 새 못을 박았다 나무는 제 몸 안에 남은 붉은 녹 몇개를 떨구고는 고요히 구멍과 함께 부셔졌다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 창비 화진포 - 곽재구 소금에 절인 고등어 두마리가 갈라진 배를 마주 대고 이팝나무꽃 핀 하늘을 바라보네 장돌림 오십년 늙은 생선 장수는 북관 바닷가 마을이 그리워 죽은 생선의 눈에 임자도 소금 북북 문지르다가 뭉개진 손톱 까만 손등으로 눈두덩을 비비네 하얀 모래의 살들 맨발로 함께 연을 날리던 누이야 해당화 피어 말없이 좋은 날 파도 소리 엄마 젖 ..

한줄 詩 2021.04.29

생의 반 - 백인덕

생의 반 - 백인덕 ​ 최선을 다해 소진했지만 그런 적이 없었네. 세상 모서리 기어이 작은 유리조각이라도 찾아내 반짝이는 종말의 햇빛처럼 지금은 지금, 진자리에 돋는 싹도 최초의 문신처럼 자기 종말을 반사하며 빛나는데 얼굴을 닦았던 젖은 휴지로 책등을 문지르자 부스스 일어서는 못 자국들 의지는 살과 뼈의 결과 또는 허공에 결박하려는 마른 숨결 머리칼처럼 쉬 빠지는 페이지들을 검은 표정으로 굳게 움켜쥔 시흥 외진 인쇄소 절단기의 선명한 이빨 자국 최선을 다해 비틀거렸지만 빙그르 제자리, 마른 그림자만 짙어졌던 결코, 그런 적이 없었네. *시집/ 북극권의 어두운 밤/ 문학의전당 여기와 지금 - 백인덕 ​ 슬그머니 왼팔을 드네 목성이 막 그쪽을 지나갔다는 막연한 느낌 때문이네 흔들려도 중심은 없네 사실 죽음은..

한줄 詩 2021.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