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 황현중 너무 멀리 가지 않기로 한다 다시 돌아와야 할 여기 오늘을 잊지 않기로 한다 두근두근 오늘을 떠나지만 지친 발걸음이 쉴 곳은 애오라리 여기뿐 작은 죄가 늙은 어미의 품에 안기고 열두 줄 가야금의 현을 누르듯 슬픈 사람들의 숨소리가 잦아드는 여기에서 하루의 후회를 정갈하게 다듬어 일기장 안에 눌러 쓰고 떠오르는 눈썹달 바라보면 저절로 솟는 쓸쓸한 미소 같은 오늘을 가득 사랑한다 너무 멀리 가지 않도록 한다 다시 돌아와야 할 여기까지 나를 생각하고 너를 그리워한다 세상 안에 온몸 부린다 *시집/ 구석이 좋을 때/ 한국문연 길바닥 - 황현중 소중한 줄 몰랐습니다 날마다 흔들리는 내 발걸음을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는 이 길바닥이 길바닥 모퉁이에 핀 개불알꽃이 예쁜 줄 미처 몰랐습니다 옆구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