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나 혼자 가야 여행 - 황윤

마루안 2021. 8. 10. 22:08

 

 

 

어쩌다 이 사람 책을 여러 권 읽게 된다.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인데 나 혼자 백제 여행을 읽으면서 팬이 되었다. 경주 여행에 이어 세 번째로 <나 혼자 가야 여행>이 나왔다. 제목을 기막히게 잘 지었고 내용 또한 함께 여행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몰입이 된다.

 

책의 저자 황윤은 박물관 마니아다. 혼자 박물관과 유적지를 찾아 감상하고 공부하는 것이 휴식이자 큰 즐거움이란다. 누구 하나가 인스타그램에 맛집이나 괜찮은 여행지라고 소개하면 우르르 벌떼처럼 몰려가는 것이 최근 경향이다.

 

맛집이든 여행지든 흔히 핫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아무리 SNS 시대라지만 다양성이 사라지고 양극화는 심해진다. 빈부의 양극화도 문제지만 문화의 양극화도 심하면 문제가 생긴다.

 

저자 황윤의 책이 빛나는 것도 몰려다니는 여행이 아닌 혼자 가는 조용한 여행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기 드물게 기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이기도 하다. 일종의 친환경 녹색여행이라 할 수 있다.

 

운전하면서 보는 풍경과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같을 수 없다. 집 앞을 나서 버스를 타고 여행지 터미널에 내리는 것도 일종의 여행담이다. 이 책은 소박한 밥집에서 단촐한 식사를 하면서도 각종 역사가 끼어들어 심심할 겨를이 없다.

 

가야는 나중 신라에 병합이 된 김해 부근에 있는 왕국이었다. 학창 시절 역사시간에도 그리 비중있게 배운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을 읽으며 가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 그래봤자 금방 잊어버릴 테지만 읽는 동안 무척 흥미로웠다.

 

저자는 김해의 고분군과 김해박물관, 경주박물관 등을 돌며 가야 역사의 발자취를 쫓는다. 광개토왕비에 새겨진 문맥의 해석 방법에 따라 한국과 고대 일본의 관계를 알 수 있었고 신라 김유신과 가야의 관계, 알에서 나왔다는 신화, 수로왕과 허황후까지 흥미진진하다.

 

누가 그랬던가. 아는 것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낀다고,, 유독 이 문장은 역사와 유적을 둘러볼 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젊은 역사학자의 소소한 여행기가 새로운 역사 공부를 하게 만든다. 때론 혼자 가야 더 깊고 자세히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