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음식물 쓰레기 전쟁 - 앤드루 스미스

마루안 2021. 9. 8. 22:43

 

 

 

TV에서든 유튜브에서든 먹는 방송은 인기다. 우연히 관련 자료를 찾다 들어간 유튜브 먹방 구독자 숫자가 100만명이 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음식 정보나 상식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특정 메뉴를 조리해 먹는 것뿐인데도 그렇다.

 

대부분 먹는 것에는 관심이 많아도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는 등한시 한다. 이런 책은 요리책보다 안 팔릴 게 뻔하다. 이 책의 저자 앤드루 스미스는 맛난 음식 잘 먹는 것에 초첨이 아닌 어떻게 하면 음식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학자다. 

 

음식 쓰레기를 안 만들 수는 없다. 수박을 먹으면 껍질이 쓰레기로 나오고 생선을 먹고 나면 뼈와 머리 등이 모두 쓰레기다. 이 책에서는 이런 음식 쓰레기를 말하는 게 아니다. 가정에서뿐 아니라 생각보다 참 많은 곳에서 음식이 버려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

 

농부가 생산한 농산물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것부터 대형수퍼에서는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유통기한이 지나서 폐기되는 식품이 엄청나다. 버려지는 농산물은 그래도 갈아 엎거나 퇴비로 쓸 수 있지만 다른 곳에서 나온 음식 쓰레기는 환경 오염뿐 아니라 많은 비용이 든다.

 

폐기할 음식 쓰레기는 바다에 갖다 버리는 일은 없더라도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 한다. 보통 매립이나 소각을 하는데 둘 다 엄청난 비용과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지하수 오염은 물론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수퍼에서뿐 아니라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 쓰레기 또한 엄청나다. 많은 음식을 조리했다가 다 못 팔고 버리기도 하고 식품 보관을 잘못 해서 버려지는 쓰레기, 그리고 손님이 먹다 남긴 음식까지 모두 비용을 치르면서 처리한다.

 

저자는 남긴 음식을 포장해서 가져가는 것을 권장하지만 과연 몇 사람이나 실천을 할까. 설사 가져가더라도 냉장고 구석에서 상해 버려지기 십상이다. 저자는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버려지는 음식을 줄일 방법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책의 부제로 달린 '안일한 습관이 빚어낸 최악의 환경 범죄'라는 문장을 가슴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음식 버리면 죄 받는다." 생전의 내 어머니가 늘 이 말씀을 하셨듯이 정말 음식 낭비하는 일이 범죄라고 생각해야 한다.

 

싸다고 왕창 사다 냉장고에 쟁여 썩히거나 배달 음식도 가능하면 줄일 일이다. 식당에서든 배달이든 조금 부족하다 싶을 만큼 주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구의 절반은 굶주리는데 식품의 절반은 버려진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만드는 것이 범죄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입으로는 누가 못하겠는가. 실천이 중요하다. 음식 소비를 조금만 줄여도 생산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도 줄고 에너지가 줄면 오염 물질도 덜 나온다. 당연 포장지 같은 쓰레기도 덜 나온다. 많은 공부를 하게 하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