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 말은 - 김상출 눈물이 흘러나오는 길을 따라 그 안쪽 끝까정 들어가보믄 거기 분명 작은 읍내에 어울릴 법한 이쁜 간이우체국 하나 있을 거여 자네가 이래 몇 날 며칠 우는 거는 거기서 자꼬 슬픈 편지를 쓰고 있는 누가 반드시 있는 거여, 하믄 그러니께 내 말은 말이여 자네도 이렇게 자꼬 우지만 말고 거기로 편지를 쓰라 이거여 인자, 편지 고만 보내라고 울 만큼 울어서 눈물 다 말라부렀다고 또 머이냐 인자는 나도 좀 살아야 쓰것다고 아 언능 쓰란 말이여 *시집/ 다른 오늘/ 한티재 세월을 만나다 2 - 김상출 마루에 놓인 빈 박스는 서너 켜 더 올라가 있고 우편함에는 오랜만에 KT 요금고지서가 담겼다 늙은 개는 짖어보려고 두어 번 목을 추스리다 그만둔다 주인은 보이지 않고 이웃집 벽을 타고 오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