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방 - 홍성식 소진한 기력으론 신(神)을 만나지 못한다 황무지에 달이 뜨면 갸르릉 도둑고양이 울고 집 나간 누이는 오늘도 돌아오지 않았다 식은 밥상에 마주 앉은 데드마스크들 시간은 석고처럼 창백하게 굳고 조롱의 숟가락질, 싸늘한 만찬이 끝나면 표정 없이 젖은 침대에 드는 사람들 어쨌거나 창 너머 달은 또 뜨는데 째각대는 시계 소리에 맞춰 계단을 올라 어둡고 축축한 방, 문을 열면 나신의 엄마 그녀로부터 시작하는 하얀 비포장길 꿈에서도 달맞이꽃은 흐드러졌는데 길을 잃은 자, 길 위에는 방이 없다. *시집/ 출생의 비밀/ 도서출판 b 불혹 - 홍성식 길 위에서 길을 찾다 길에 눕는다 메마른 얼굴을 쓰다듬는 유년의 바람 해서, 내내 낯선 길만이 매혹적이었다 열아홉, 스트리퍼의 젖꼭지를 본 날 우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