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노인과 고단한 청년 - 정덕재 -청년을 우대하는 나라 새벽에 약수터 물을 떠오고 아침에 게이트볼을 치고 점심에 오첩반상으로 끼니를 때우고 30분 낮잠을 즐기는 게 건강비결이라는 여든일곱 살 장만득 씨는 예순 살에 퇴직하고 칠순까지 아파트 경비원을 지냈다 그 이후 17년 동안 돈을 벌지 않았고 중국집 우동 먹을 때 탕수육 하나 추가하는 연금생활자로 살아왔다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다진 장만득 씨가 버스를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이십대 중반 청년 하나가 차에 오른 뒤 긴 한숨을 내쉬자 장만득 씨가 벌떡 일어나 청년의 손을 이끌고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 앉혔다 등록금 절반은 본인이 벌고 아르바이트로 방값을 내는 스물다섯 살 정민수 씨는 서서 졸거나 의자에 앉아 자는 일이 빈번하다 여자 친구 김순미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