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별의 편지 - 이윤설 우리는 사막의 절반을 지나왔으니 이 기후가 바뀌어도 이젠 좋겠다 우주는 먼 시간을 돌아 순환한다는데 화석이 부서져내리며 이제는 내 차례가 되어도 좋겠다 하늘이 준 눈물과 마른 땅이 고요히 입맞춤하는 계절이 나의 별에 시작되어도 좋겠다 그 사막의 폭풍이 지나가는 길에 나는 죽은 나뭇가지로 모래에 귀를 대고 누워 있었으나 누운 채로 오래도록 뜨거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최초의 나무가 시작되는 것을 당신이 숲이 되어 치마를 끌고 나와 그 치마폭에 나를 주워가줄 것을 알고 내 가지는 내 뿌리가 될 것을 알고 떠났던 잎들과 비와 향기로운 바람과 함께 당신이 오기 쉽도록 모닥불을 피우고 별은 양치기를 찾아 줄지어 떠나가는 하늘 아래 이 사막은 모래를 모두 쏟아버리고 맑은 유리잔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