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박수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 몇 번 박수근 작품전을 봤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전시는 처음이다. 봄을 기다리는 나목이라는 시적인 제목도 마음에 와 닿는다. 이번 전시회 제목처럼 박수근 하면 박완서 선생과 뗄 수가 없다. 전시장 곳곳에 박완서 선생의 흔적이 보이고 선생이 쓴 책도 함께 볼 수 있다. 네 개의 전시장을 돌고 나면 박수근 화백 인생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박수근 화백은 밀레의 그림을 보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가난한 형편에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였고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한다. 당시 미술계는 일본에서 공부한 유학파가 주류였다. 박수근은 정식 학교도 나오지 않고 근본 없는 그림을 그린다는 이유로 홀대를 받았다. 그의 그림을 알아 본 외국인들..